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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박사과정 생존기

숨 막히는 비자 인터뷰 생존기 (하)

by ellev 2022. 9. 20.

1차 인터뷰, 지문 찍기

시간이 또 하염없이 흐르고나면 1차 인터뷰로 창구로 가서 여권을 보여주고 지문을 찍는 순서가 온다.

왼손, 오른손, 그리고 양손 엄지 2개를 찍는 순인데 나는 습관적으로 오른손을 먼저 들었다.

 

그 순간! 옆에서 초집중 상태로 있던 제이는 언제 그 순서를 숙지했는지 내가 오른손을 스크린에 올리려고 하자마자 번개처럼 내 손을 '탁'하고 쳐냈다.

(나중에 보니 그림설명이 바닥에 붙어있음)

지문 찍는 내내 옆에서 '딱!' 각 잡고 있는 제이의 모습이 너무 웃겨서 덕분에 모든 긴장이 풀어지고 말았다.

 

(대신 인터뷰 내내 웃음 참느라 힘들었다. 아직까지 놀려먹음 ㅋㅋ)

 

 

드디어 찐 인터뷰!

오히려 '진짜' 인터뷰를 한 영사는 굉장히 친절했다. 서류도 딱 I20 만 달라고 했고, '학교, 전공, 그 전에도 미국에서 공부한 적 있어?' 이게 질문의 전부였다.

 

다른 분은 대답을 더듬거리며 우물쭈물하자 영사의 눈빛이 변하며 굉장히 꼬치꼬치 물어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니 당황하지 말고 자신있게 대답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 분도 잘 통과되었길 빌어요!

 

"Your Visa is approved~!"

 

라고 영사가 말하면서 우리 둘의 여권을 가져가는 순간.. 대답은 뭐라고 했는지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 그냥 기뻐하면서 인사했던 것 같다.

 

여권을 돌려주는 경우 '색종이', 즉 색이 다른 양식 종이를 함께 주는데, 서류를 보충해서 다시 인터뷰를 하거나 비자 거절이라고 합니다.

 

 

 

 

 

바로 뒤 의자에 앉아 책 읽으며 기다리던 미나를 데리고 문 밖으로 나오면서 점점 기쁨이 벅차올라 복도에서는 춤추며 걸어 나왔다!

 

우리 바로 다음 순서였던 여자분은 많이 긴장했었는지 허리를 숙이고 심호흡을 하며 한동안 걸음을 옮기지 못했었다. 다행히 그분도 비자 받아서 일행에게 "통과돼서 너무 좋아요~!! 떨어질까 봐 너무 긴장했는데!!!"라고 기쁨을 전했다.

 

 

 

 

 

뭔지도 모르고 좋아하는 미나! (제이는 집에 도착해서야 긴장이 풀렸다고 한다.)

 

 


 

 

대사관으로부터 여권 배송은 보통 2-3일 걸린다고 안내 받았는데 바로 다음날 오전에 도착했다. 나는 여권에 붙어 있는 비자를 보고 나서야 이 모든 게 실감이 났다.

 

그리고 하루종일 울렁증에 시달렸다. 여태 '안되면 말고'하면서 미뤄왔던 걱정들이 그제서야 한 번에 몰려왔기 때문이다.

 

이제 이 모든 짐을 언제 다 싸고
비행기를 타고
어느 세월에 또 미국 이사를 한단 말이야!

(아, 귀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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